1일차 / 마감근무
오후 여섯시까지 오라길래 늑장을 피우다가 5시 45분이 넘어서 도착했다. 첫날이라 삼십분 일찍 출근하라고 했는데ㅠㅜㅜ
버스가 이십분이 넘도록 오지않아서 결국 지각했다.
모자와 앞치마를 받았는데 머리망을 안사가서 다른 파트너분 머리망을 빌렸다. 먼저 전화해서 물어보고 사갈걸 후회했다.
백룸에 들어가서 먼저 바닥청소를 했다. 바닥을 쓸고 밀걸레로 닦아냈다. 정신없이 백룸과 플로어를 돌다가 계단을 청소하라며 방법을 알려줬다.
매장이 3층이라 계단도 참 많았다. 아직 시작도 안한 것 같은데 이마에서 땀이 뻘뻘 났다. 계단 청소를 마치고 또 백룸과 플로어들 돌았다.
한시간 뒤 대망의 화장실 청소 시간이 되었다. 남녀 화장실이 두 개라 더 힘이 들었다. 휴지통을 갈고 눈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을 손으로 닦았다. 문, 세면대, 변기통, 선반 등을 닦고 솔로 변기 안도 닦았다. 마지막으로 바닥을 밀걸레로 밀었다. 여자화장실을 청소할 때 손님이 들어와서 더 급하게 청소했다. 앞에 청소중이라는 표지판을 세워뒀는데 얼마나 급하셨으면 들어왔을까 하면서 이해했다. 냄새가 심하진 않았지만 기분이 좋진 않았다.
청소를 하고 백룸에 가니 파트너분이 파트너음료 한 잔을 고르라고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음료라서 평소에 안먹어본 패션티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다. 하루종일 바나나 두 개만 먹어서 배도 고팠고 두시간 반동안 서서 일하느라 목도 엄청 말랐다. 앞치마와 모자를 벗고 레모네이드를 마시니 살 것 같았다. 옆에 파트너분들이 일하시는 모습을 보며 편히 쉬진 못했지만 9시부터 완전 힘들어질테니 푹 쉬라고 하셨다. 꿀맛같던 브레이크 타임은 3분처럼 지나갔다.
다시 앞치마를 입고 모자를 썼다. 3층 컨디바와 리사이클바 마감을 배웠다. 휴지통을 비우고 새 비닐로 갈아끼웠다. 음료 버리는 통도 뺀 후 컨디바 안쪽도 일일이 손으로 닦았다. 쓰레기를 백룸으로 들고갔는데 처리할 방법을 몰라 그냥 뒀다. 음료통을 씻어서 한 쪽에 두었다. 열시에 2층 컨디바를 마감했다.
백룸으로 가니 설거지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나중에 손에 습진이 생길까봐 설거지할 땐 웬만하면 고무장갑을 끼고 했었는데 바쁘다보니 고무장갑을 안끼고 할 때도 있었다. 11시가 얼마 안남아서 2,3층 손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2층 마감 청소를 시작했다. 설명은 무지 쉬웠다. 2층 바닥을 쓸고 닦고 마지막으로 테이블을 닦으면 된다고 했다. 빨리 청소를 해야 집에 일찍 갈 수 있다면서 재촉했다. 쇼파 밑이 특히 더럽다면서 꼭 쇼파를 옆으로 밀고 청소하라고 했다. 나중에 팔에 힘이 잘 안들어가서 무지 힘들었다.
다시 백룸에 가서 남은 설거지와 식기세척기를 청소했다. 이것저것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갔다. 마감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택시를 탔는데 아차 싶었다. 퇴근 센싱을 안찍어버린 것이다. 출근 센싱할 때 센싱은 자기가 알아서 챙겨야 한다고 배웠거늘......배우자마자 실수해버렸다. 내일 가서 뭐라고 말해야하나 걱정이다. 이번주는 화,금 오프다. 내일이 아니구나. 오늘 저녁에 출근하고 하루 쉬고나면 좀 괜찮아지겠지? 허리, 어깨, 팔, 목, 다리까지 안아픈 곳이 없다. 집에 오니 배가 너무 고파서 오란다랑 콜라 한 캔을 마셨다. 아무것도 안먹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브레이크타임에 다른 파트너분이 푸드 사드시라고 할 때 그냥 웃어넘겼는데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마감이라 그런지 파트너음료는 한 잔 밖에 못먹어서 아쉽다. 집에 갈 때 한 잔 챙겨가려고 했는데 이미 마감친 후라 음료 달란 소리를 못했다. 그나저나 퇴근 센싱 어떡하냐.....ㅠㅠㅜㅠㅜ
아침에 일어나서 상품권 사고 신세계백화점에 가서 루이비통이랑 루티첼리도 들러야하고 유통기한이랑 이것저것 외워야하는데 되게 바빠졌다. 컴활 시험은 뒤로 좀 미뤄야하나. 서울에서 받았던 교육이 천국이었다. 때되면 밥주지 커피주지 숙소도 잡아주고 참 좋았다. 월급에 교육비까지 나온다는데 그 때가 그립다.
정신없이 마감을 쳐서 내일 혹시나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학습사이트에 들어가 마감 업무 강의를 봤다. 강의에 나온 파트너분이 신의 손놀림으로 내가 어설프게 흉내내던 일들을 척척 해내고 있었다. 난 언제쯤 저렇게 할까. 그래도 강의를 보고나니까 어느정도 순서가 감이 온다. 아직 휘핑이나 다른 것들은 안만들어봤지만 오늘 배운 일들은 꼼꼼하게 배운대로 해나가야겠다. 새삼스레 다른 파트너분들이 존경스러워진다. 3주만 버티면 어느정도 할 만 하다고 했다. 공장보단 훨씬 쉬우니까 이정도는 버텨낼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좀 하다가 자려고했는데 일기쓰고있으니까 하품나온다. 이 닦고 침대로 가야겠다. 월요일 마감도 힘내서 퐈이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