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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 코드

by 무등산수박 2014. 3. 4.

작년에 혼자서 한 달가량 기타를 치다가 힘들어서 포기했다.

그나마 쉬운 곡만 검색해서 다양한 노래에 도전했지만 손가락도 아프고 코드 전환도 어려워서 실력이 안 늘었다.

그나마 제일 열심히 했던 곡이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인데 하도 많이 들어서 질려버렸다 ㅋㅋㅋㅋ

 

 

며칠 전 책 빌리려고 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기타강의 신청하는 곳이 있길래 신청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2시간 동안 하는 강의였는데 오늘이 첫 수업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손톱을 바짝 깎고 도서관으로 갔다.

수강생은 다 여자들이었고 거의 아주머니들이었다.

선생님도 정말 친절하시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셨다.

기본 계이름 운지법이랑 코드 세 가지를 배웠다. C 코드는 처음에 하기 조금 힘들다면서 오늘은 A, E, D코드만 배웠다.

한 시간 정도 연습하고 나니 손가락에 굳은살이 하나도 없어서 손끝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다음 주까지 열심히 연습해가야지.

 

 

수업이 끝나고 그냥 집에 돌아오기 아쉬워서 3층 열람실에 가서 소설 한 권을 읽고 왔다.

곧 개봉한 '우아한 거짓말'의 원작 소설인데 얇은 편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이 소설은 갑자기 세상을 떠나버린 막내딸 천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남은 가족들은 씩씩하게 삶을 살아보려 애쓴다.

천지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천지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실마리가 풀어진다.

은따 피해자인 천지와 그런 분위기를 주도했던 화연, 암묵적으로 은따에 동조했던 방관자 미라가 이야기의 큰 줄기를 만든다.

문체는 담담했다. 그래서 처음엔 그냥 인터넷 기사를 읽듯이 빠르게 읽어나갔다.

책장이 넘어갈수록 마음이 무겁고 먹먹해져 갔다. 마지막 순간에 환상을 본 천지의 심정을 내가 헤아릴 수 없겠지만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무관심이 낳은 이 비극적인 이야기를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주책맞고 억척스럽기만 한 현숙을 김희애가 어떻게 소화해내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역할인 화연의 미묘한 심리변화를 연기해야하는 김유정의 모습도 기대된다.

추상박이 유아인이라니.........왜지? 완득이 때문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책에선 40대 기러기아빠로 묘사됐는데 각색했나보다.

학교 내 왕따문제와 가족, 친구간의 소통을 중심으로 한 약간 무거운 소재라고 생각되는데 영화로 어떻게 풀어냈을지 걱정된다.

가볍게 풀어가다가 마지막은 신파적으로 갑자기 바뀌는 것도 싫고.

자장면 먹는 모습 많이 나올텐데 영화보기 전에 배를 든든히 하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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