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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친구가 갑자기 불러서 나갔다. 어쩐지 낮에 샤워를 하고싶더라니 ㅋㅋㅋㅋ부랴부랴 씻고 화장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6월에 보고 오랜만에 보는거라 더 반가웠다. 자주 연락하고 싶었는데 나는 백수고 친구는 회사원이라 뭔가 좀 그랬다. 연락하면 딱히 할 말도 없고 전해줄 안부도 없고 그랬으니까. 원체 먼저 연락을 안 하는 성격인데 백수라 더 연락하기가 꺼려졌다. 이런걸 자격지심이라고 한다. 연락하면 만나잔 말 나오고 만나면 근황얘기를 안 할수도 없고 그래서 아예 연락을 안 하게 됐다. 다이어트라도 열심히 하면 모를까 지금은 편하게 살고 있다. 점점 연락할 친구들이 줄어들고 있다. 연락하면 괜히 내 우울함이 거기까지 전해질까봐 먼저 연락하는게 어렵다. 그래서인지 요즘 눈물이 참 많아졌다. 졸업한 이후로 울 일이 없었는데 그냥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도 눈물을 잘 흘린다. 우울함을 표출하지 못하고 마음 속에 쌓아두니까 이렇게 된 건가.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게 받지만 해소는 전혀 못하고 있다. 몸은 누구보다도 편하지만 마음은 너무 고단하다. 잠시 얘기가 딴 길로 새버렸다. 친구를 만나서 그동안 못한 이야기들을 하다보니 새벽이 금방이었다. 소주는 이제 멀리하려고해서 맥주만 계속 마셔서 안 취했다. 친구가 그 전에 술을 많이 마시고 와서 집에 데려다줬다. 택시를 잡으려는데 새벽이고 아파트 단지들 안이라서 큰 길까지 걸어나와야 했다. 해가 떠서 날이 밝자 버스가 다니길래 버스를 타고 집 근처까지 왔다. 버스카드를 안 들고 나와서 환승을 못하고 택시도 안 보이길래 그냥 걸어오기로 결정했다. 힐을 신어서 발바닥이 엄청 아팠지만 새벽 공기가 선선해서 걸을 만 했다. 재미는 있었는데 집에 오는 길은 마음이 허했다. 분명히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허전함이 느껴졌다. 뭐지 가을을 타나. 이제부터라도 자주 약속도 잡고 그동안 무심했던 친구들에게 연락도 하고 그래야겠다. 별 일이 없더라도 카페나 영화관에 가야겠다. 아무리 집이 좋다지만 너무 집에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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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등록했는데 어제 취소를 했다. 2주만에 공부하는 건 무리였다. 역사 흐름도 모르는 무식쟁이의 욕심이었다. 두가지 다 하려다 두가지 다 놓쳐버렸는데 이번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 다음달 한자시험을 더 열심히 준비해서 반드시 함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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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갖고 싶은게 생겼다. 가정용 레이저 제모기 ㅋㅋㅋㅋ 면도기로 미는게 너무 귀찮아졌다. 항상 긴 바지를 입어서 잘 가리고 다녔는데 이제는 제모를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존에서 170불 정도에 팔던데 블프때 세일을 할지 안 할지 몰라서 고민중이다. 먼저 주문해서 사용할 것이냐 아니면 느긋하게 받고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것인가 ㅋㅋㅋㅋㅋ제모기를 사도 내가 잘 사용할지 모르겠다. 뚱뚱하고 털도 많아서 하루종일 걸릴 것 같은데 그 귀찮음을 감수해 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은 효과가 있을텐데 말이다. 그래도 지금은 사는 쪽으로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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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방학 계피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상대는 전기뱀장어 김예슬이라고 한다. 김예슬이 네 살 더 어리다고 들었는데 세상에나 완전 부럽다. 가을방학은 1집만 좋았고 전뱀은 지금까지 전곡이 다 마음에 든다. 둘 다 좋다 좋아. 올해만 해도 권정열에 조휴일에...난 언제쯤 연애나 시작해보려나 ㅋㅋㅋㅋㅋ 외로운지 잘 모르고 살아왔는데 요즘따라 외롭다. 왜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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